Goodbye 2022

또 다시 12월이 돌아오고야 말았고, 난 아직 올해를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마지막 주가 되고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돌아보니 다 달성하지 못해 급한 마음에 ‘올해를 더 잘보낼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으로 못내 하루하루가 아쉽고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잃어버리려니까 비로소 아쉬워 보이는 것들일까?^.ㅠ) 연초가 되면 마음이 들떠서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다 해낼 수 없는 많은 계획을 욕심내서 세워서 그런건데 말이다. A를 하고 있으면, ‘아 B도 해야하는데’라는 생각이 드니까, 내가 하고 있는 것보다 하지 못한 것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그래서 내년에는 꼭 필요한 목표만 선택과 집중을 해서 세우려 한다. 연초에 계획을 리뷰해보니 못한 것도 많지만, 올해 경함한 사소한 모든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성장했을 것이다. 그러면 긴글주의 - 올해 내가 무엇을 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적어보려 한다.

1년 동안 뭐 했니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다

나는 올해 S사를 퇴사하고 S사로 입사했다. 그 동안 친구들에게 듣고 인터넷으로 봐왔던, 괴담에 가까운 수많은 이야기들로 (S사들의 공통된 특징인가) 입사가 걱정되고, 부서배치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다른 한켠으로는 설레는 마음이 공존했다. 그리고 다행히 실제로 마주한 조직은 그 소문이 사실이 아닌 곳이었다. 2월부로 새로운 회사에 입사해 새로운 사람, 새로운 조직, 새로운 일을 만났다. 두번째 회사라 적응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리려나 싶었는데 적응은 훨씬 더 빨랐다. 일단 인터넷망에 바로 접속이 되는 걸로도 만족이지만(ㅎㅎ;)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일을 잘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위기와, 역량을 개발하는데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자신을 좀 더 표현하는 적극적인 사람들이 있기에 만족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와 세미나에서 배우다

신입으로 입사한 나는 실무를 바로 맡지 않기에, 대신 107일, 즉 856시간에 달하는 교육을 이수하며 역량을 개발했다. 무려 대학교 1학기에 달하는 기간이다. 큰 회사인만큼 체계화된 많은 교육이 있었고, 신입 트레이닝 기간 동안 그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산업 도메인과 Data Science에 관련된 것은 온라인으로 사내에서 틈틈이 들으며, SW 등의 다른 교육은 따로 신청해서 수강했다. (사내 교육인 만큼 역시 그냥 보내주는 일이 없다. 올출석과 마지막 테스트를 통과해야 이수가 된다. 어떤 사내 교육을 들었는지는 아래 교육 리스트를 펼치면 확인할 수 있다.) C, C#, Visual Basic, Linux, Database와 Oracle등 요구되는 다양한 개발 언어의 기초를 배울 수 있었다. 더불어 전문가 초청 세미나, 기술 세미나, 학회 교류회, 각종 포럼 등 기회가 되는 만큼 많은 세미나에 참여했는데,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배움과 동시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각 조직의 역할이 무엇인지 회사를 살펴보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강연에 참여하는 이유에 대한 글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개발? Agile?

개발자가 아니었던 나는 개발 언어도, IT 상식도, 개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알지 못하는 개알못(개…발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IT쪽 부서에 오게 되었고, 주변에서 들리는 서버, 프레임워크, API, OS, 방화벽, DB 등이 나에게는 외계어처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남들에겐 상식일지 몰라도 나는 아니기 때문에 하나씩 공부해야했다. 그리고 어쩌면 남들보다 더딜 수 있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현재는 예전보다 많이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git으로 하는 형상관리와 다른 개발 툴들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Atlassian사의 Confluence, Jira를 기반으로 협업하는데, 요즘 많은 조직에서는 Agile을 강조하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과연 대기업에서 Agile하게 일 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짧은 회사 생활 동안 내가 느낀 바로는, 일을 잘 한다는 것은 일을 많이 하는 것만도,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것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도 대단하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도 쉽게 알 수 있는지, 어떤 시스템으로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이슈를 어떻게 현명하게 처리하는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어떤 방식으로 공유하는지도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이를 계속 고민하고 잊지 않고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What I did for my Career path

내가 온 팀은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제조 실행 시스템)을 하는 부서로 생산 현장에서의 실시간 모니터링, 작업 일정 및 지시, 데이터 수집, 품질 관리, 공정 관리, 실행 분석 등을 수행하는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곳이다. 꽤나 규모가 큰 부서로 이 쪽 일에 관심이 있어 지원했다. 나는 Data Scientist의 커리어패스를 희망한다. 그래서 따로 준비하던 자격증으로 통계 분석 파트를 다시 정리했고, 사내 Data Science 자격증 Advanced 레벨을 취득했다. (현재까지는 Advanced가 가장 높은 레벨이다) 또 분석이 될만한 것들을 추천받아 과제로 수행하고 공유했는데 내년도 머신러닝 프로젝트 중 하나를 맡게 되었다. 아쉬웠던 점은 공정 데이터는 대부분 시계열 데이터이기 때문에 RNN을 적용해보고 싶었는데, 못해봤기에 내년에는 꼭 해보고 싶다.

영어는 실전이다!

한국 교육만 받은 나는 시험에 최적화된 한국식 영어를 배웠다. 그래서 웬만한 Reading&Listening 시험은 점수가 곧 잘나온다. 하지만 시험 점수가 높은들, 발목을 잡는건 실전인 Speaking. 올 가을에 미국 텍사스에서 미국인이 3주간 이 부서에 출장을 왔다. 내가 막내 사원이었기 때문에 출장자의 사소한 커피 타임과 산책을 담당(?)해버렸는데, 영어를 손 놓은지 꽤 되었기 때문에 말하는 중간중간 머리가 하얘지고 표현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 힘들었다.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그 날 필요한 영어 표현을 외워놓고 사용하곤 했는데, 사실 실무를 안해서 이 정도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했지 싶다. 회사는 미국, 중국에도 Site가 있기 때문에 영어 이메일을 종종 사용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소통을 해야하니 정말로 영어의 중요성을 몸소 느낀 것이다. 한국이 전부가 아니고, 세상은 넓다. 그리고 그 넓은 세상과 소통하려면 필수 조건은 영어이다. 앞으로 영어 회화를 열심히 공부할 큰 동기 부여가 됐다!!

글쓰기와 독서

대단한 게 없는 회고글이지만,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일년동안 뭐했는지 하나씩 돌아보고- 각각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틀을 잡고- 문장으로 적어서- 파편을 엮어 한 편의 글로 올리기까지 며칠이 걸린다. 글로 쓰는 행위는 내가 적극적으로 내용을 재구성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활동이다. 그래서 어렵다. 음.. 사실 어려운 일인지 몰랐었다. 자소서 빼고는 다 술술 써질 줄.. 내가 배운 내용을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겠다는 것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혼자 보기위해 음슴체로 쓰는건 쉽지만 이걸 문장으로 이어 글을 쓴다는게 정말 막막하고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최근에는 개인 기록에도, 업무에도 글쓰기가 아주 중요한 능력임을 느꼈고,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닿았다. (당연히 다른 이유도 많이 있다.) 학생 때는 그렇게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도 읽지 않더니, 스스로 이유를 찾게 되니 열심히 책을 읽게 되었다. 특히 점심 식사 이후 시간에 책을 읽었는데,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크게 돼서 정말 추천하는 방법이다. 틈틈히 하루 독서 30분을 확보하려했는데 그렇게 읽으니 1달에 2권씩 읽을 수 있었고 독서에 은근한 재미를 붙였다. 아, 연초에 블로그 개편하고 나름 열심히 포스팅을 했는데 쓴 글 중 1개가 iterm2로 1달에 1.3K 유입하는 성과가 나서 뿌듯하다.

🔎 2022년 숫자로 보기

교육 - 107일
  • Data 분석과 Machine Learning(Python) - 4주
  • Deep Learning(Tensorflow) - 4주
  • 시계열 처리를 위한 RNN 실무(Tensorflow) - 1주
  • Linux - 1주
  • 엑셀데이터전처리 및 VBA - 1주
  • SW Certi. Adv 대비: 알고리즘과 자료구조(C) - 3주
  • C# Programming - 1주
  • DMBS & SQL - 1주
  • 효율적인 DB관리와 SQL Tuning - 1주
  • 실무논문 작성법 - 1일
  • SCI 영어 논문 작성법 - 1일
독서 - 24권
포스팅 - 17개
  • AI: 1개
  • Data-Science: 6개
  • OS: 2개
  • Programming: 2개
  • Review: 1개
  • etc: 5개
운동
  • 헬스 PT
  • 필라테스
  • 롱보드

Hello 2023

If you’re not afraid, what would you like to do? 두렵지 않다면, 넌 뭘 하고 싶니?

신년을 맞이하는 나의 오래된 의식은 10개도 더 넘게 말할 수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새 다이어리를 사는 것인데, 1년을 매일 보며 말 그대로 동거동락할 다이어리인 만큼 마음에 쏙- 드는 다이어리를 고르기 위해 고심한다. 올 해에도 사방팔방으로 다이어리를 알아보다가 우연히 마주친 멘트가 하나 있는데 한번 보고는 깊게 뇌리에 박혔다. ‘정말 두렵지 않다면, 넌 뭘 할래?’ 신년 계획에 앞서 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정말 하고 싶은게 뭘지를 고민하며 적어봤다.

  • 🏆 이루고 싶은 목표
    • 영어 회화 실력 키워 회화 자격증 취득
    • SW Certi. 취득
    • 커리어 관련 자격증 취득
    • 부수입 도전
    • 통계 자료 포스팅
    • 해외 여행
  • 📌 꾸준히 할 것들
    • 독서 연 30권
    • 글로 기록하기
    • 운동으로 체력 기르기
    • AI 분야 컬럼쓰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작가 세포는 주인공 유미의 원초적인 꿈을 가진 세포이다. 글 잘 쓰는 유미가 부럽군


작가 세포처럼 내면 깊숙이 있는 세포는 여전히 여기 적기 부끄럽고, 유미처럼 도전하기에는 아직 용기가 부족하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잊지 않으며 원하는 것들을 꾸준히 하나씩 실천하고 싶다. 벌써 2023년 12월을 상상하는게 무섭기도 하지만, 그 때는 더욱 만족스럽게 한해를 돌아볼 수 있길!